
2024.11.15
최근에 윤하 콘서트를 다녀왔다! 인생 첫 콘서트라는 설레임으로 퇴근 전부터 두근두근해있었다.
원래는 여자친구에게 서프라이즈로 해주고 싶었지만, 콘서트 관련해서 응원봉은 사야하는지 이것저것 돌려 물어보다가 걸렸다..ㅋ
콘서트는 정말 재미있었다. 공연장이 360도여서 윤하가 하루종일 뛰어다니면서 관객들과 눈마주치기 위해서 노래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헉헉대면서도 흔들림 없는 음정이나 성량은 정말 프로구나 싶은 모습들이 한두군데가 아니었다!
신날 땐 신나고, 진정성이 느껴질땐 굉장한 몰입감이 느껴지는 무대들이었다. 나는 그저 노래를 듣고 즐기면 되겠지~ 했는데, 생각보다 더 많은 것들이 보였다. 무대 동선과 장치, 안무, 대사, 노래 구성 등 하나도 빠짐없이 짜임새있는 하나의 이야기가 콘서트에 녹아 들어가있었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만들기 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노력이 들어갔다는 점이 노래만큼이나 무척 잘 보였다.
그리고 콘서트 중간에 윤하가 말한 질문이 인상깊었다.
우리는 왜 성장을 해야 할까요?
사실 개발자라면 성장해야 한다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많이 들어왔을 거다.
살아오면서 성장에 미친 개발자들을 보면 열정도 느끼지만 경외감도 느끼고, 때로는 나는 저정도는 못하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들도 있다. 한편으로는 개발은 단순히 일이고, 그냥 적당히 하면서 많은 돈을 벌고 편하게 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마 윤하도 마찬가지이지 않았을까..? 이미 많은 명예를 얻었고, 충분한 저작권료(?)를 받았을텐데 왜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고 도전할까...
공연을 보면 약간의 답들이 있는 것 같다. 여전히 많은 꿈과 이야기가 있고 이런 것들을 여전히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그래서 매번 치던 피아노가 아닌 기타를, 노래만이 아닌 춤을 연습하고 보여주고 싶지 않았을까! 하나의 오래된 도전과 꿈을 이룬 콘서트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 무대를 보고 나를 돌아보면 꿈이 조금은 시들해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발을 정말 좋아한다고 마음은 생각하지만, 머리로는 어렵고 복잡한 문제 앞에서 끙끙대는 시간들이 너무 길었다. 그리고 기본기를 잘하는 개발자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러지 않다는 것들을 느낀 경험도 많다. 예를 들면 DB 인덱스 컬럼은 연산이 안된다는 것도 몰랐고, between-and도 특정한 조건을 생각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 이것들 외에도 동시성 처리라던지 학습테스트라던지 계속해서 문제 해결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라는 막연한 생각들만 있지, 쉽게 손이 움직이지 않았던 점들도 반성하게 된다. 물론 한동안 쓰지 않았던 블로그도 마찬가지..
개발자는 성장이다. 왜냐하면 성장하는 기쁨이 있다. 라는 식의 말을 자소서에 많이 담아봤다. 근데 거짓말이다. 그 성장의 과정은 꽤나 고통스럽고 답답하고 괴롭다. 그리고 생각보다 기쁘지도 않다 ㅋㅋㅋㅋ 그냥 해냈다는 생각만 들 뿐이다. 그리고 퇴근하고 개발 공부하는 삶도 쉽지 않구나를 느낀다. 절대적인 시간도 부족하고 그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써서 실력을 키워야 하는게 여간 쉬운일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이제 저 말은 절대 쓰지 않으려고 한다. 정말 기뻐지면 진정성 있게 써봐야지. 아무튼 꿈은 아름답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차갑다. 이러면서 내 의지의 한계도 많이 느꼈다. 한번 마음먹으면 그게 몇달이 가지는 않는다..그걸 받아줄 체력도 정신력도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한번은 무엇이든 의지가 약해서 넌 뭘해도 안된다는 이야기도 들어서 마음이 무너진 적도 있었지만, 되돌아보면 그게 현실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면 다시 성장과 꿈이야기로 돌아와서 나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해보면 나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면 내가 꾸는 꿈이 무었이었고, 내가 구하던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고등학교든, 대학교든 취준이든 그때 내가 가지고 있던 장점은 시간이었다. 효율적인 공부보다 양으로 때리고 반복하면 익숙해지니까 모든게 쉬워보였지만, 개발은 절대 그럴 수 없다. 반복해도 이해되지 않는 내용, 아는 것과 쓰는 것의 차이 등 생각보다 개발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들이 많다. 그래서 그냥 계속 코드를 쳐보려고 한다. 써보지 않은 프레임워크들, 풀스택, 조금 더 깊은 개발 공부 등 근야 스스로에게 한계를 들이밀고 이걸 넘어설 의지를 계속해서 평가하고 싶다. 지금 이게 나에게 맞는 성장 이론이 아닐까 싶다.
조금만 더 삶을 의미있게 살아가보자..
2024.11.16

바로 다음날 데브코스 컨퍼런스가 있었다! 문득 어제 윤하 콘서트를 보면서 회고할 것들이 생각나다 보니 희한하게 머릿속에 계속 맴도는 이야기가 금새 다시 생각이 났다. 이제 첫 팀에서 다른 팀으로 새로 팀구성이 짜여질 때, 멘토님이 바뀌어서 전 멘토님에게 이번에도 같은 팀이 되지 못해서 아쉽다는 이야기를 했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그때 그 멘토님 께서 '그러면 스펜서에게 요청해서 이번에도 같은 멘토님으로 해달라고 말해봤어요?' 라고 말하셨다.
정말 평범한 이야기인데, 계속 생각해보면 머리를 땅 때리는 말처럼 느껴진다. 항상 정해진 룰이 있었을거고 그것들을 따라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런것들을 직접 어필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평생에 걸쳐도 한번도 해보지 못한 생각이어서 그렇다. 뭐랄까 나는 규칙을 잘 지키는 사람이다. 틀린 걸 하려하지 않고, 잘못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이런 것들이 뭐 완벽주이고 범생이고 하는 이야기겠지만, 반대로 말하면 겁이 많은 사람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실패할 자신이 부족했고, 부끄럽기가 싫었다. 그래서 뭔가 한번 쯤 겁먹는 것 같은 생각이 들 때면 저 이야기를 많이 떠올린다.
이 기억이 머릿속을 스쳐갈때 쯤 1회 데브코스 동창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여기에서 많은 수료생 개발자 분들이 모여서 세션도 듣고 네트워킹도 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져있었다. 그런데 여기서도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세션을 맡아주신 스펜서는 아무도 보지 않는 스스로의 영상 일기를 쓴다고 하셨다. 그리고 100살까지 꼭 살고 난 다음에 시신을 우주선에 실어 여행을 하고 싶다고 하셨다. 지나가는 사람이 이런 꿈을 들으면 허무맹랑하게 생각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는 무척이나 멋있게 느껴졌다. 재미있고, 설레였다. 그런 꿈을 꿔본적이 무척이나 오래됐다. 취준 시절에는 취업. 취업하니 결혼. 남들이 생각하는대로 이 나이대에 해결해야하는 숙제처럼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진짜 나와 회사의 나, 그리고 친구와 연인 앞에서의 내가 점점 분리되는게 느껴졌다. 그래서 달라지는 내 모습을 한번 정리해야하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나도 '남들처럼'이라는 말을 굉장히 싫어하면서도 그렇게 살아가게 된 것 같다. 몇년전, 어떤 사주 풀이에서는 나는 수직적이고 계급화된 대기업에서 일할 운명이라는 걸 들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운명처럼 그렇게 살게 되었다보니 굉장한 반항심도 들기도 하다. 대기업의 개발은 아쉬운 부분이 많다. 변화보다는 안정을, 하지만 그만한 보수를 챙겨주는 구조이다보니 장단점이 확실하다.
그래서 나는 언젠가 이 운명을 비틀고 나를 변화시키려고 한다. 그 첫걸음으로 정말 가고싶은 회사에 재직하시는 분께 냅다 링크드인 채팅을 걸어서 회사에 대해 끄적끄적 물어보기도 했다. 또 그냥 여기저기 내 목표를 말하고 다니기도 한다. 이렇게 내 목표를 얘기하고 나면 그 말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도 움직일걸 알아서 그렇다. 그리고 또하나 다짐할 점은 이런 변화를 끝까지.끝까지 유지하기다. 기복은 있을지라도 어떻게든 하루를 채워나가고 싶다. 그렇게 나를 만들어가면 나도 꿈꿀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본다. 살아가는건 쉽지만, 주도적인 삶은 정말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이렇게 의식의 흐름으로 두서없이 글도 써보면서 변화를 만들어가보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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